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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보잉 747은 에어포스원이 된다
2017.12.26   |   조회 : 1885
에어포스원

에어포스원

2017년 12월 19일, 델타항공의 서울-디트로이트 노선. 이는 미국 항공사의 마지막 보잉 747 상업적 운항이다. 이 고별비행은, 슬프게도 조종사를 구하지 못해 연기까지 되었던 비행이다.

전시용 보잉 747

이제는 전시용이 되어버린 보잉 747


보잉 747은 세계를 주름잡는 미국의 위엄을 보여주듯, 아주 커다란 크기와 600명이 넘는 승객을 태울 수 있어 Jumbo Jet이라고 불린다. 약 반세기 동안 하늘의 지배자였던 보잉 747이지만 현재, 보잉은 이 기종을 이제 생산하지 않는다. 미국 항공사 역시 이 비행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보잉 747이 완전히 미국인의 손에서 떠나는 것은 아니다. 바로 에어포스원(Air Force One)의 차기 기종으로 보잉 747-8i가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22일 기준 익명의 고객에게 전달 할 1대 빼고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에 새로운 에어포스원은 세계적으로도 마지막으로 생산된 여객용 보잉 747이 될 것이다.

에어포스원은 미국 대통령의 전용기로서 공중급유가 가능해 지속적인 비행이 가능하고, 핵 공격 시 EMP로부터 안전하며, 유도미사일을 피하기 위한 ECM도 장착되어있다.

F-22 랩터

혼자서 F-15 144대를 격추하는 친구들이 지켜주는 건 덤이다.


기존의 에어포스원은 1991년부터 도입된 보잉 747-200기종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노후화된 에어포스원을 교체하고자 했다. 에어버스 A380과 보잉 747이 후보에 올랐으며, 올해 최종적으로 보잉 747-8i가 선정되었다. 하지만 이 새로운 에어포스원이 최종 결정되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바로 도널드 트럼프가 개입했기 때문이다.

쌍둥이 에어포스원

에어포스원은 보안상 똑같은 비행기를 두대 운영한다.


트럼프와 보잉

오바마 에어포스원


2015년 1월

오바마 정부와 미 공군은 에어포스원 교체사업자로 보잉을 선정했다. 보잉 747의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에어버스의 A380이 선정될 것이라는 말이 많았지만, 결국 자국 기업의 최신 대형 비행기 보잉 747-8i를 선택했다. 새로운 에어포스원은 2018년 미 공군에 인도되어 2023년부터 사용될 예정이었다.

트럼프 헬기


2016년 12월

오바마 정부에서 협상한 이 사업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등장했다. 당선은 되었지만, 아직 취임하지 않은 상태였던 미국의 대통령인 트럼프는 새로운 에어포스원에 대해 한마디 했다.

Cancel Order!


보잉이 한 대당 40억 달러라는 터무니없는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며 무려 트위터로 에어포스원 주문을 취소해버렸다. 뉴욕타임스와의 관련 인터뷰에서는 '보잉이 돈을 많이 벌길 바란다.'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아직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이라 권한이 없었으니 실제로 취소하기보다는 싸게 팔라는 트럼프의 주 특기인 협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국 기업들을 밀어주겠다던 트럼프에게 실망한 보잉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주문 취소 5일 뒤, 오랫동안 경제제재를 해왔던 이란에 166억 달러, 우리 돈으로 18조 원 규모로 비행기 80대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보잉은 '이번 계약은 수만 명의 미국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다.'라며 차기 당선자 트럼프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에어포스원 기사

이 사건은 한국에도 대서특필됐다


2017년 8월

보잉의 창고에는 주인이 없는 보잉 747-8i 두대가 있었다. 러시아의 제 2항공사 트랜스아에로의 주문으로 생산했지만, 파산하는 바람에 갈 곳이 없어진 비행기들이다. 세계적으로 대형 항공기의 비중이 줄어드는 가운데, 이란과 대형 계약을 체결한 김에 이 비행기들을 추가로 팔려고 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러나 협상의 대가 트럼프가 이 좋은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2017년 8월, 미 공군은 보잉사의 창고에 있던 보잉 747-8i 2대가 차기 에어포스원으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을 알렸다. 기체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디자인과 통신시설, 의료시설, 미사일 및 핵 공격 방어 등 재설계 비용으로만 6억 달러가 들어간다고 밝혔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트럼프가 쿠웨이트 국왕을 만났을 때, 자신보다 더 큰 항공기를 타고 다닌다며 부러워했다고 한다. 그러나 2024년부터 새로운 에어포스원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아쉽지만 협상에 성공한 당사자는 재선에 성공해야 새로운 에어포스원을 탈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시무룩

쿠웨이트 국왕(좌)보다 비행기가 작아 시무룩한 트럼프


보잉 747

대한항공 조원태 사장이 최신기종 보잉 787을 들여오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항공 일을 하면서 정말 싫어하는 비행기가 생겼습니다. 기름 많이 먹는 비행기와 좌석 많이 남는 비행기요.”

1973년 보잉 747

1973년에는 이쁨받았는데...


과거에는 4발 엔진이며 연료통이 큰 '기름 많이 먹는 비행기' 보잉 747이 가장 멀리, 빠르게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엔진 기술의 발전으로 2발 엔진을 장착한 중형 항공기들 역시 빠르고 멀리 갈 수 있게 되었다. '좌석 많이 남는 비행기'와는 달리 600명에 달하는 승객을 채우지 않아도 되며, 연료 효율성마저 큰 차이가 난다. 현재 제일 긴 직항노선을 다니는 항공기는 1만 4524km의 거리를 17시간 40분 동안 비행하는, 오클랜드에서 도하로 가는 2발 항공기 보잉 777-LR이다. 10위권 이내에도 보잉 747은 없다.

가장 멀리가는 비행기

이 비행기는 가장 멀리 가는 비행기입니다.


그러나 특수한 목적을 가진 전용기로서의 보잉 747은 최고의 조건을 갖춘 항공기다. 대통령의 침실, 사무실, 회의실 및 수술할 수 있는 의료실을 설치하면서도 기자단, 각국의 VIP들을 수용해야 하며 정교한 통신장비와 기체 방어 시스템, 공중 급유 기능까지 충족할 수 있는 항공기는 A380과 보잉 747뿐이다.

둘 중 미국회사의 손을 들어준 트럼프. 미국의 언론은 보잉 747의 구매자가 없는 점, 실제로 비행기를 판매하는 가격은 정가의 50~60%라는 점이라는 Avitas의 자료를 토대로 하여 정가에서 약 75%를 할인받아 구매했을 것으로 추측하였다. 이 같은 협상을 성공한 트럼프는 쿠웨이트 국왕이 타는 비행기와 크기가 같은, 미국을 대표하는 새로운 에어포스원에 탑승할 수 있을까?

트럼프 전용기

물론, 트럼프는 에어포스원을 타지 못하더라도 황금으로 도배된 개인 비행기 보잉 757을 타면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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