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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업계 두 전문가의 알쓸신잡
2017.08.02   |   조회 : 1187

숙박업계 두 전문가의 알쓸신잡- 에어비앤비 편

지난 26일, 춘천 여행을 가기 위해 용산역에서 두 전문가가 만났다. HS라는 이니셜을 사용하는 그 둘은 숙박에 관한 잡다한 지식을 깊이 있게 알고 있는 숙박업계 전문가다. 만나기만 하면 모든 소재를 숙박이야기로 귀결시키는 그들. 아래는 춘천행 기차에 몸을 실으면서부터 시작된 그들의 대화다.


숙박업계 두 전문가가 춘천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이윽고 그들은 에어비앤비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H : S, 잘 지냈어? 춘천 오랜만에 간다. ITX춘천열차가 빨라서 그런지 시간도 얼마 안 걸리겠다. 교통이 에어비앤비의 성장속도처럼 눈에 띄게 발전했어. 아 참, 요즘 숙박업 돌아가는 흐름이 너무 재밌지. 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공유경제가 숙박업계에서 핫하다는 게 흥미로워.

숙박의 의미는 하루동안 방을 빌리다. 공유경제는 내가 가진 물건을 빌린다. 그 교집합이 에어비앤비

S : 맞아요. 2008년 8월 미국에서 창립된 숙박 커뮤니티 플랫폼, 공유경제의 대명사 [에어비앤비]. 그 발상은 단순한데 참 괜찮은 플랫폼인듯 해요. 내가 다른 곳으로 여행 갔을 때 우리 집에 아무도 없잖아요? 그때 내 집을 빌려주거나, 아니면 집에 남는 방을 저렴하게 빌려주고 돈 벌어서 좋고, 여행자는 현지 집에서 저렴하게 숙박해서 좋고.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윈–윈’하는 구조니까요. 그나저나, H. 이 숫자들이 의미하는 게 뭔지 맞춰봐요~


에어비앤비 누적 이용자 수 총 1억 6천명, 191개 국가에서 300만 개 숙소 보유

H : [에어비앤비]의 업적이랄까. 첫 번째는 에어비앤비를 거쳐간 1억 6천명이 넘는 관광객, 두 번째는 191개 국가에서 서비스 제공 중, 세 번째는 에어비앤비 전세계 숙소 개수.

S : 역시! 전문가! 정확해요. 숫자 단위가 어마어마하죠? 위의 숫자가 뒷받침하듯, 지금 에어비앤비는 기존의 글로벌 호텔업, 각종 숙박산업을 위협하는 강자로 부상했죠. 이 표를 보세요.


에어비앤비의 자산가치는 힐튼호텔과 같은 전세계 글로벌 호텔들의 자산가치를 앞질렀다

H : 이야. 10년도 안된 신생아 [에어비앤비]가 몇 십년 전통의 글로벌 호텔들의 자산가치들을 다 앞지르네. 힐튼호텔, 메리어트호텔 이 친구들 상당히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됐을거 같은데? 그런데 그거 알지? 에어비앤비가 외국에서는 굉장히 활발한 산업이지만 상대적으로 국내에서는 미미할 거라고 생각하잖아. 그런데 또 그것도 아니더라고


2016년 국내 에어비앤비 이용객은 100만명을 넘어섰고, 전세계 여행객 100명 중 15명은 에어비앤비를 이용한다

 (파란색 증가 수치는 22만명 -> 51만명 / 붉은색 증가 수치는 39만명 -> 101만명 입니다)

S : 2016년 한 해 동안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1724만명 중 51만명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다고 하고, 내국인을 포함하면 101만명이 이용해 2015년보다 160% 증가율을 보였다고 해요. 국내 말고도 전 세계에서 지난해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된 세계 숙박 시설이 전체 숙박시설의 15% 차지했다고 하네요. 쉽게 말해 전세계 100명 중 15명이나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다니, 제 주변에는 이용한 사람이 없는 것 같더니만 실제론 규모가 어마어마하네요. 




소양강댐을 보니 에어비앤비가 떠오른다

H S는 첫 도착지로 소양강 댐으로 향했다. 아름다운 광경을 보다가 H가 먼저 말을 꺼냈다.

H : 소양강댐. 댐치고는 자연과 어울리게 굉장히 기반을 잘 닦아놔서 아름다워. 그런데 이렇게 멋진 소양강은 두 가지 모습을 지닌 녀석이야. 이렇게 고요하다가도 장마철 때는 흙탕물 대란이 일어나서 이 물을 식수로 쓰는 사람들에게는 재앙을 선물하고 말이야. 에어비앤비처럼 두 가지 모습이 있어. 그나저나 S는 에어비앤비가 왜 발전했다고 생각해?

S : 공유경제라는 사회의 흐름을 잘 이용하고,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답게 인터넷을 잘 활용했죠. 

H : 맞아. 그런 것도 있고, 한 지역 안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호스트로 활동하면서 숙박 장소를 제공하니 소비자들은 숙소 선택을 다양하게 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거? 우리가 언제 현지인의 집에서 저렴하게 묵으면서 그들의 진짜 문화를 느껴보겠어? 


에어비앤비 피해사례를 공유하는 에어비앤비 지옥이라는 웹사이트가 만들어졌다

S : 그런데 요즘엔 에어비앤비에도 흙탕물이 자주 유입되고 있어요. ‘에어비앤비 지옥’이라고 들어봤어요?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다가 피해를 본 집주인과 숙박객이 익명으로 피해 사례를 올려놓은 웹사이트에요.

H : 응 들어봤지. 요즘 에어비앤비가 참 말썽이야. 숙소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던지,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호스트를 거절한 인종차별 사례도 있었고. 얼마 전엔, 국내 여성에게 숙소를 빌려준 뒤 성폭행한 혐의로 일본인 남성이 체포됐잖아. 

S : 그러니까요. 근데 더 큰 문제는 피해를 입더라도 보상을 받기가 어렵다는 사실이죠. 관련한 강력한 규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에어비앤비 측에서도 책임회피 식으로 “우리는 중개 서비스 플랫폼이다”라고 하니까요. 책임회피 할거면 애초에 호스트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라도 하던가요.


에어비앤비를 수익창구로 이용하는 사람들 , 에어비앤비의 성장을 막으려는 특급 호텔들의 견제
 
H : 이 뿐만이 아니지. 에어비앤비의 기본 취지는 ‘남는 방을 공유 혹은 외국인에게 현지인의 문화를 전달’인데, 지금은 의미가 변질됐잖아. 주택 소유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에어비앤비를 수익창구로 보고 집을 안 팔고 회사처럼 운영해 부수입을 얻잖아. 이러다 보니 매물이 시장에 안 풀리고 없으니까 임대료는 치솟게 되고, 결과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나 정작 집이 필요한 사람들은 집을 구하기 어려워졌어. 

S : 우리나라만해도 이미 홍대입구, 서울역, 공덕역 인근 오피스텔이나 원룸의 70~80%가 에어비앤비처럼 운영되고 있잖아요. 10여채 숙박시설 운영하면서 월 1000만원 버는 사업자들도 있고요. 그리고 일반인들이 입는 피해 말고, 호텔들도 수익 면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었죠.

H : 그래서 미국에서는 일명 ‘에어비앤비 몰아내기 비리’가 있었어. 메리어트 같은 글로벌 호텔 체인이 있는 회원사로 있는 AHLA협회에서 워싱턴 정치인 상대로 로비를 펼쳐서 에어비앤비 규제 방안을 만드려는 시도를 한 사건이야. 로비, 청탁 사건을 다룬 이 내부 문건을 뉴욕타임즈에서 공개해서 난리가 났었는데. 에어비앤비 측에서도 이건 “호텔 카르텔!”이라고 하면서 맞비난을 했었지. 

S : 재밌어요. 아주~ 아 점점 출출해지네요. 닭갈비 집 가서 먹으면서 좀 더 이야기나 해요.




에어비앤비의 지향점은 닭갈비처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숙박 플랫폼을 만드는 것

H : 역시 춘천하면 닭갈비지. 그거 알아? 사실 닭갈비는 예전에 휴가나 외출 나온 군인들 혹은 대학생들이 즐겨 먹어서 ‘서민 갈비’,’ 대학생 갈비’라고 불렸어.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어서 딱 그 20대 연령층에 한정됐지. 근데 어느 순간 TV프로그램에 나오면서 80년대 이후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면서 남녀노소 즐기는 음식이 되었잖아.

S : 에어비앤비가 추구하는 방향이 닭갈비의 역사와 같은데요? 지금 에어비앤비는 저렴하게 이용하길 원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가 많은데, 지난 달이었나? 에어비앤비가 이용자 층을 확대해서, 호텔을 선호하는 고객과 노년층들을 잡기 위해 프리미엄 숙박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잖아요. 

H : 단순히 집을 렌트해주는 것을 넘어, 구비된 가구들, 인테리어 요소들, 좋은 장소들까지 고려해서 상품을 구성해 제공할 계획이던데. 호텔에 선전포고를 제대로 한 거지. “우리가 전 세대를 잡겠다!” 기대해볼 만하지.


프리미엄 숙박 서비스 런칭 계획과 공유 숙박업 합법화 추세
 
S : 게다가 일본에서도 지난 6월에 공유 숙박업 합법화 ‘주택숙박사업법’이 통과됐잖아요.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부족한 숙박시설을 에어비앤비가 대체하고 관광객 유치효과로도 활약할 것 같은데요.

H : 그렇지. 호텔과 에어비앤비의 싸움은 계속되겠지만 다른 국가에서도 점진적으로 에어비앤비의 파이가 커지는 건 맞아. 한편,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현행법상 불법이지. 그런데 한국은행에서도 “2019년부터 GDP통계에 에어비앤비 서비스를 포함시킨다.” 국회에서도 “공유 민박업’ 법안을 신설한다.” 뭐 이런 말들을 하는 걸 보니 우리나라에서도 뭔가 변화가 이루어질 거야. 

S : 머지않아 일본처럼 합법화가 될 것 같아요. 에어비앤비를 견제하는 호텔측과 에어비앤비 두 관계의 조율을 하긴 어렵겠지만, 세계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으니까요. 그래도 제발 현존하는 흙탕물들에 대해선 강력하게 처벌을 하든지 호스트들을 철저히 선별하든, 에어비앤비 측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해요.

H :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리고 돈 벌려는 호스트들이 등장하면서 ‘남는 자원’을 공유한다는 공유 경제 취지가 사라지고 있는 점이 아쉽네. 우린 참 벌 떼 같아. 무슨 카스테라, 인형 뽑기 등 돈 되는 곳만 찾아 우르르 몰려가는 벌떼. 수익이 되는 곳에 사람이 모이는 건 당연하지만 말이야.

S : 한번 지켜봐야죠. 재미있는 대화였어요. H . 춘천 구경 왔다가 에어비앤비, 숙박이야기만 실컷 하다 가네요. 직업병인가봐요.

H : 오랜만에 나도 재미있었어 S. 아, 피곤하다. 얼른 숙소에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