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리뷰
디지털 결제X실물 카드, 핀테크 기업은 왜 ‘카드’를 출시했나
2019.05.03   |   조회 : 386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결제’, ‘금융’ 키워드를 검색했다.
스크롤이 끝없이 내려가며 어플의 향연이 펼쳐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언제나 사람들의 가장 주된 관심사고, ‘돈 아끼는 팁’, ‘돈 불리는 방법’ 등은 늘 사람들의 뇌 내 어딘가를 강하게 자극하는 이야깃거리였다. 불변의 관심사이기 때문일까? 몇 년 전만 해도 이렇게 금융/결제 관련 어플리케이션이 많아질 거라고 생각 못 했는데, 이제 스마트폰과 금융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결국 한마디로 요약된다.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결합, ‘핀테크(fintech)’다.

(이미지 출처: Monito - Money Transfer Comparison)

IT가 빠른 속도로 발전한 나라임에도 우리나라에서 핀테크 산업의 발전은 더딘 편이었다. 금융당국의 규제 때문. 그러나 2015년, 핀테크 산업에 대한 규제가 ‘허용한 사업만 하라’는 포지티브(positive) 방식에서 ‘하지 말라는 것 빼고는 뭐든 해도 좋다’는 네거티브(negative) 방식으로 전환되며 이 분야의 발전 가능성이 열렸다. IT 중심의 금융 혁신은 시작됐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핀테크 산업의 종류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일반 소비자가 가장 친숙하게 받아들이는 서비스는 [지급 결제] 분야다. 어쨌든 핀테크의 중심은 ‘IT로 금융을 쉽고 편하게’에 있는데다 스마트폰의 발달과 맞물려 지급 결제 분야의 간편결제·송금 서비스가 각광받았다. 카카오페이, 토스, 페이코, 핀크 등등. 사용하지는 않아도 (사실 대다수가 하나쯤은 사용하겠지만!) 한번씩 들어는 봤을 우리나라 핀테크 기업은 대부분 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페이(Pay)로 통칭되는 간편결제 서비스는 물론, 자체 플랫폼을 개발해서 송금, 충전 머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출처: 애플 공식 유튜브 - Apple Card Design)

그런데 최근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서비스가 있다. 화이트, 심플, 애플. 애플에서 2019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카드’다. 티타늄 소재의 깔끔한 플레이트 디자인만으로도 많은 이슈가 된 애플카드는 애플페이와 연동해 애플 월렛 앱에서 사용할 수 있다. 페이와 카드의 만남. 뭔가 익숙하게 느껴진다고? 그렇다. 국내에는 이미 이런 사례가 있다. 카카오페이도 발빠르게 자체 카드 및 여러 카드사와의 제휴를 통한 카드를 내놓고 페이X카드의 시너지를 이끌어냈다.



결제수단 선호도 1위가 신용카드인 한국 지급결제시장에서 실물 카드는 여전히 중요하다. 이런 시장 환경 때문일까. 간편결제·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에서 실물 카드를 출시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인싸템의 등장!
우주대스타 짱절미를 모델로 내세운 핀크카드와, 신청이 폭주해 배송까지 무려 2주 가까이 소요됐다는 토스카드.

핀테크 기업은 카드를 출시했을까? 디지털 플랫폼이 중심이 되는 핀테크 사업에서 실물 카드의 출시는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이 기존 결제 시장과 융화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익숙한 실물 카드를 내밀지만 어쨌든 카드와 연결된 앱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사용 내역을 보거나 카드를 충전하기 위해서, 내가 받은 혜택을 보기 위해서 등. 카드 출시를 통해 신규 사용자를 유입시킴과 동시에 기존 사용자의 결제 경험을 확대하고, 자사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 새로운 인싸템의 등장에서 읽어낼 수 있는 의미다.

[카카오페이 카드], [토스카드], [핀크카드]는 모두 선불충전식 카드*로, 실물 카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앱에서 토스머니/핀크머니를 충전해야 한다. 일/월 충전 및 결제 한도 제약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선불충전식 카드란? 충전하는 형태로 사용대금을 미리 낸 후, 결제할 때 잔액이 차감되는 카드를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티머니 교통카드가 있다. 그러나 요즘 핀테크 기업에서 출시하는 선불충전식 카드는 은행 계좌를 연결해두면 잔액이 부족할 때 자동충전되는 시스템을 탑재해, 사실상 체크카드처럼 이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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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무 혜택도 없다면 카드를 써야 하는 이유는 반감된다. 핀테크 기업이라서 가능한 여러 편리한 서비스가 강점이다.


특히 토스카드의 ‘33%의 확률로 10% 캐시백’ 혜택은 사용자들 사이에서 핫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단순하게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1회 결제 시 3.3%의 캐시백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체크카드는 물론 신용카드와 비교해도 나쁘지 않은 피킹률. 본 에디터도 이 혜택을 보고 꽤 놀랐다. “열 번 결제해 모두 당첨이 될 수도 있고, 모두 당첨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고전적인 랜덤뽑기의 재미까지 잡은 기획이 아닌가. 

하지만 이 혜택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를 일이다. 토스를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의 규제 적용대상이 아니어서 상품 부가서비스 의무 유지 기간(3년)이 없기 때문.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핀테크 기업의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금융 라이선스와 관련한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핀테크 기업은 기존 은행과 달리 수신(예금) 기능이 없다. 그러나 선불충전 형태로 사실상 예금을 받고 캐시백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셈이어서 ‘유사수신’ 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기업이 도산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소비자의 충전금을 보호하는 안전 장치도 부족한 실정이다. 금융당국과 핀테크 기업이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주의 깊게 지켜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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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한 규제의 경계에 있는 핀테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까? 이런 실물 카드의 출시가 이벤트성 이슈가 되고 있는 현상 자체가 오히려 앱카드, 페이, 간편송금 등 디지털 결제 시장의 성장을 증명하는 느낌이다. 일회성 이벤트가 본질이 될 수는 없으니까. 지급결제시장이 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디지털 결제 서비스에 주력하게 되면, 실물 카드가 정말 기념품(?)이 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잡고 싶어도 잡히지 않는 것이 더 많기에 ‘손에 잡히는 것’, 어떤 종류의 ‘실물-성’은 여전히 가치 있게 느껴진다. 플라스틱 카드가 사라지게 될까? 손쉽게 답해버릴 수 없는 질문이다. ‘종이책이 없어지게 될까’라는 질문이 그런 것처럼. 다만, 카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 ‘앞으로 현금이 사라지게 될까’라는 질문이 생겨났을 것을 생각하면.. 시간이 흘러 이 질문의 주어가 바뀐 것은 매우 흥미로운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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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Minhee 이 작은 펜으로 커다란 성을 지어 pearl@gorilladistri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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