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도입하는 BNPL 결제는 한국에서도 성공할까? (feat. BNPL vs 하이브리드 체크카드) | 카드고릴라
체크카드만 쓰던 고등학생 때, 스페인 축구클럽 ‘레알 마드리드’ 로고가 붙여진 신상 아디다스 패딩을 사고 싶었다. 패딩 하나 때문에 등골브레이커가 되고 싶진 않았기에, 용돈을 아끼고 알바를 해서 모은 돈으로 주문할 수 있었다. 돈을 모으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부모님의 등골을 지켰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든 찰나, 고가의 결제를 한 번에 해야 하는 건 쉽지 않은 과정을 동반한다는 걸 깨달았다. 당시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신용카드처럼 먼저 사고 나중에 돈을 나눠서 내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당시 상상으로 머물던 생각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바로 ‘BNPL’이란 새로운 결제 시스템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신개념 결제시스템...? BNPL 결제서비스란? “Buy Now Pay Later”란 말을 줄이면 BNPL로 압축된다. ‘BNPL’이란 선구매 후지불 결제 시스템으로, 먼저 상품을 구매하고, 몇 주 또는 몇 달에 걸쳐 BNPL업체에 결제금액을 지불하는 형태다. 신용카드가 아닌 체크카드로도 분할결제가 가능하고, 별도의 이자와 수수료가 없으며,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점이 신용카드 할부결제와는 다르다. BNPL의 주요 타겟층은 신용카드 발급 조건을 충족하지 않지만 갚을 능력이 충분한 사람이다.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를 선호하는 사람, 금융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Thin filer), 그리고 핀테크 결제서비스에 익숙한 MZ세대가 BNPL의 주 이용자이다. 신용등급이 낮거나 소득이 불안정한 사람들이 발급받을 수 없는 신용카드의 대안으로 BNPL을 택하는 것이다. 거기에 이자와 수수료가 없는 건 덤이고. 구분 신용카드 BNPL 업체 카드사 핀테크 결제 방식 신용카드 할부결제 선구매 후불 분할결제 신용 여부 신용점수에 따른 발급여부 판단 신용점수 없이 결제 가능 결제 가능 카드 신용카드만 할부결제 가능 체크/선불카드로도 결제 가능 결제 수수료 최대 2.5% 평균 3~6% BNPL은 어떻게 수익을 낼까? BNPL의 주요 고객이 신파일러와 MZ세대이고, 할부이자와 수수료도 부과하지 않는 데, BNPL 업체는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걸까? BNPL의 수익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가맹점들로부터 3~6%정도의 높은 수수료를 받는 방법을 택한다. 가맹점들은 비록 카드사보다 높은 수수료를 BNPL에 내야 하지만, BNPL을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력과 재방문율을 높여 매출이 증대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여기에 BNPL 핀테크 업체들은 결제금액을 연체했을 경우 소비자에게 연체료를 받으며,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한도를 조절하는 등의 리스크 관리를 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에겐 구매할 때 결제부담을 줄이고, 가맹점에겐 매출증대 효과를 높이는 윈윈효과(Win-win)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이미 해외에선 일상화된 BNPL 이미 해외에선 BNPL이 활성화되고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BNPL 서비스를 세계 처음으로 개시한 스웨덴의 클라르나(Klarna)를 시작으로 호주의 애프터페이(afterpay), 미국의 어펌(Affirm), 캐나다의 페이브라이트(PayBright) 등이 대표적인 BNPL 핀테크 업체다. 전세계 클라르나 사용자는 9,000만명, 애프터페이 이용자는 1,000만명, 어펌은 540만명이다. 애프터페이의 경우, 미국 결제기업인 스퀘어가 인수해 미국 결제시장에서 고속성장 중이며, 어펌은 아마존 고객에게 BNPL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십을 채결해 당일 어펌 주가가 47%나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애플은 골드만삭스와 제휴해 애플페이 사용자들에게 BNPL 서비스(가칭 애플페이 레이터 Apple Pay Later)를 제공한다고 밝혔으며, 페이팔(PayPal)은 지난해 BNPL 서비스인 ‘Pay in 4’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에선 MZ세대 중심으로 BNPL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BNPL 서비스 이용자의 75%가 MZ세대다. 전세계 BNPL 이용자 중 18~24세가 미국 38%, 영국 25%, 호주는 23%를 차지할 정도로 MZ세대가 적극적으로 BNPL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미국, 영국, 호주 등 국가 내 MZ세대들의 소비지출비중은 아직 25~30% 수준이지만 앞으로 50% 이상으로 상승될 것으로 예상된다. MZ세대가 소비 주역으로 등장하는 만큼, 이들의 주요 결제수단인 BNPL도 확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도입된 BNPL 서비스는 무엇일까? 해외에서 인기 있는 BNPL이 한국에도 상륙했다. 다만 국내에선 네이버, 카카오 등의 빅테크 중심으로 BNPL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와 같은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자는 후불결제 업무를 할 수 없기에, 제한적인 소액후불결제만 가능하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4월 월 최대 30만원까지 후불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금융위원회는 이 서비스를 ‘플랫폼을 통한 소액후불결제(BNPL) 서비스의 첫 번째 허용사례’라 밝혔다. >> 네이버페이 BNPL, 월 최대 30만원 후불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는 지난 5월에 충전금 없이 최대 월 15만원까지 후불결제할 수 있는 ‘후불형 교통카드’를 올 4분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쿠팡은 쿠팡페이에 ‘나중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나중결제는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 중 일부만 이용할 수 있으며, 로켓배송 건에만 적용된다. ‘소비의미학’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BNPL을 도입한 핀테크 업체다. 웹으로만 이용할 수 있고 7천명 정도의 이용자를 거닐고 있다. 업체 서비스내용 네이버페이 만 19세 이상, 네이버페이 가입 1년 이상 사용 자에 한해 월 최대 30만원까지 후불결제 가능 카카오페이 충전금 없이 월 최대 15만원까지 후불결제 가능한 모바일 교통카드 출시 예정 쿠팡페이 나중결제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 중 일부에게 월 50만원까지 다음달 15일 일과지불 소비의미학 웹사이트에서 구매물건 신청 후 결제신청 승인 후 후불결제. 할부 2개월만 가능하며 후불지불금액 최대 20만원으로 제한 한국에서도 BNPL 서비스는 성공? 해외 사례와 달리 한국에서도 BNPL 서비스가 성공할지는 의문이다. 한국은 신용카드 발급이 해외처럼 까다롭지 않고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앞서 소개한 국내 BNPL 서비스의 경우 분할 납부 기능이 없고, 금액이 소액이라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금융당국의 규제가 어떻게 되느냐’도 국내 BNPL 서비스의 성공을 가를 전망이다. 현재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전금법)이 발의되었지만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금융위의 규제에 따라 후불결제 시장의 확장 가능성이 달려있는 셈이다. >>전금법 개정안에 따라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를 막을 수 있다? 또한 MZ세대들은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등의 BNPL 서비스가 익숙한 반면, 국내 중장년층들은 BNPL 서비스를 생소하게 느끼는 점도 해외와 다르다. 호주 인구의 580만명이 애프터페이를 사용하는 가운데 중장년층의 이용률은 27%로 높은 편이다. 미국의 경우, 어펌 사용자 중 32.3%가 1970년대 중반~1980년대 초반에 태어난 X세대일 정도로 높은 이용률을 차지한다. 반면 국내 중장년층들은 BNPL보다는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게 더욱 익숙한 세대인 만큼 생소한 BNPL 결제 서비스를 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신용카드가 없는 사람에겐 BNPL만이 대안일까? 그렇다면 MZ세대, 씬 파일러, 지불능력은 되나 신용카드는 못쓰는 사람들에겐 BNPL 외에 다른 대안은 없을까? 하이브리드 체크카드가 일종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란, 체크카드를 기본 베이스로 두고 계좌에 잔고가 부족하면 신용카드와 유사하게 후불결제 할 수 있는 카드를 말한다. 대표적인 카드로는 , , 등이 있다. 비록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는 분할납부를 할 수는 없지만 후불결제 기능이 탑재되어 있고, 만 19세 이상부터 발급받을 수 있기에 BNPL 결제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다. 어차피 분할납부 기능이 없는 건 국내 BNPL 결제 서비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체크카드에 대해선 아래 링크에서 보다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통장잔고 없이 결제 가능한 하이브리드 카드 총정리! BNPL 서비스는 장미빛 미래만으로 가득할까? 코로나19로 인해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고, MZ세대가 소비 주축세대로 발돋움하면서 앞으로 BNPL 서비스는 더욱 성장할 것이다. 해외에서의 BNPL 결제 시장의 확대는 분명히 우리나라 결제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1300만명인 국내 씬파일러 시장을 잡기 위해 금융사들이 혈안이 되어있는 지금, 씬파일러들의 이용가능성이 높은 BNPL 서비스는 국내에서도 어떤 방면으로든지 간에 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BNPL 서비스가 성장하는 만큼 걱정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18세 이상 성인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BNPL의 편리함은 막대한 가계 부채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규제변화와 전금법의 통과되어야만 국내 BNPL 서비스가 성장할 수 있을 거라 보인다.